Purely

RUNE의 신작. ……이라곤 해도 기존에 Cage 브랜드에서 활동해오던 엔히토 및 무뉴가 주역으로 나선 작품이니
정통적인 RUNE 물건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발매 전에는 적당히 기대를 모았던 물건인데,
본래의 RUNE의 양대 원화가 중 한 명인 아카마루(赤丸)의 신작 발표가 나면서부터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가 싶더니,
초반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개하던 플래쉬나 체험판도 어느새 명맥이 끊기고 연기는 물론이요 체험판 하나도 없이
게임이 발매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었으니…….

일단 원화도 기존의 노노하라나 아카마루랑 다르고 `신생 RUNE'이니 `RUNE은 다시 태어난다'라는 등,
한때 잘 나갔지만 Ricotte 이후로 점점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RUNE의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지금은 아무리 그래도 신작이건만 아카마루 라인의 신작 `8665^2'에게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를 빼앗기는 등의
수모를 겪고 현재 8/24 발매작 중에서 죄없이 가장 까이는(?) 비극적인 작품이 되고 말았으니 조금 안타깝군요.

주로 까이는 이유로는, 수많은 버그(후반부에 게임을 하기 짜증날 정도로 스크립트 버그 다수),
공략 불가 히로인 다수, 시나리오가 초전개 및 소화 불량……정도군요. 제가 보기엔 버그는 그렇게
못할 정도로 심한 건 아닌데 조금 오버하는 면이 없지 않은 듯 싶지만 공략 불가 캐릭터에 대해서는
솔직히 놀랐습니다. 최소한 사전 정보에서 공략 불가라는 걸 확실히 해 두었으면 이렇게까지 까이지는 않았을텐데,
개인적으로도 가장 기대했던 캐릭터 `아키카'(히로인의 모친), `치사'(동생) 등의 캐릭터가 설마 모조리 공략 불가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키카까지는 어떻게든 참고 넘어가겠는데 `치사' 같은 경우는 기껏 전용 이벤트 CG까지 있고,
뭔가 공략 가능할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결국 개인 루트가 없다는 건 정말 놀랍습니다.

다른 스탭도 아니고 로리+쇼타를 지극히 사랑하는 엔히토 기획 작품에서 이렇게 건전한 전개가 기다리다니…….
아키카, 치사가 메인 히로인인 유우, 마나카, 코토리, 츠무기보다 더 괜찮은 느낌이고, 요즘 게임에 이렇게
고지식한 공략 불가 캐릭터가 존재할 줄은 몰랐습니다. 사전 정보에서 발매 직전까지 공략 가능 여부를
애매하게 해 두었으니, 정말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

그밖에 시나리오가 초전개라는 것도 수긍할 만은 합니다. 아무런 개연성도 없는 전개가 불쑥불쑥 나타나고,
(갑자기 유령이 튀어 나온다든지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누가 죽는(?)다든지)
메인 루트로 보이는 츠무기 트루 쪽에선 호랑이 담배 태우던 시절에나 볼 법한 신파극틱한 전개가 기다리고,
위의 공략 불가 히로인(아키카, 치사, 아스카)까지 합치면 미움이 몇 배로 증폭되는 건 맞습니다.
또 발매 전에 Cage 브랜드에선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었다고 이번 퓨어리에서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겠다고
공언하던 모습과 실제로 나온 Purely를 비교하면, 자유롭게 만들어서 고작 이거냐? 는 반응도 알만 합니다.
(Cage에서 여장 쇼타 및 로리 오락을 만들던 그네들이 속으론 이런 신파극을 동경했구나! ....하는?)

……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Purely가 그렇게 못할 오락이냐고 하면 또 그렇게까지 멍청한 오락도 아니건만
`약자에 편 들고 싶어지는 마음'일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과도한 비난은 약간 오버라는 생각도 드네요.

무뉴의 그림은 Cage 시절에 그리던 극 로리풍에 비하면 Purely에서는 아카마루나 노노하라에 별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될 정도로 크게 발전했고 작중 CG는 기존의 RUNE의 풍에 비해서도 나은 퀄리티이며,
시나리오 또한 전반부는 템포가 괜찮은 편이고 일상 회화 부분도 적당히 괜찮은 느낌이며 각 캐릭터 루트도
수긍할 만한 레벨은 되고, 분위기 조성이 꽤 좋아서 전 이 정도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인데,
원래 RUNE 안티(?)가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Clear 같은 오락에 비하면 차라리 Purely가 훨 낫겠구만
유독 Purely에 평가가 가혹한 건 이해할 수 없군요.

비록 매력적인(?) 히로인들이 전원 공략 불가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긴 하지만, 메인 히로인의 유우나, 코토리는
충분히 괜찮은 느낌입니다. (마나카나 츠무기는 좀……;;) 특히 코토리 루트는 정통 츤데레계 모에 작렬이고,
(코토리 시나리오의 명대사 `胸のない嫁ですまん'......!!!!)
코토리 자체가 캐릭터가 괜찮아서 상당히 괜찮더군요. 개인적인 취향을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보통 이상은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동네에선(?) 얘기 꺼내기가 무서울 정도로 까여버리니 좀 불쌍하군요.
(이런 CG까지 존재하면서 결국은 치사는 공략 불가......좀 너무하지 않았나 ;;;;)

시나리오가 평범한 건 사실이고, 특히 츠무기의 경우는 한물은 커녕 100물은 갔다고 생각되는
소위 Key계열 신파극이니 기대했던 방향과는 약간 다르고 결정적으로 약간 설명이 부족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오락에 처음부터 기발한 시나리오를 기대한 사람도 없을테고, 이런 오락은 시나리오 적당히 읽을만 하고
캐릭터 귀여우면 그만이니 그런 관점에선 충분히 할만은 하다고 생각하네요. 그야물론 `신생RUNE' 이니
뭐니 하던 것에 비하면 전작들에 비해 발전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자유롭게 만들었다던
디렉터 겸 시나리오 라이터인 `엔히토'의 역량 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군요. 또한 플레이 5초 만에 튀어나오는
스크립트 버그에, 패치 이후에도 후반부에 작렬하는 스크립트 버그의 콤보, 몇몇 씬에서 음성이나 배경음악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버그 등등, 연기까지 해놓고 테스트 플레이 한 번만 해봤어도 잡을만한 버그 하나 못 잡았다는 건
그야말로 디렉터에게 화살을 돌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솔직히 그동안 만들던 오락에 비하면 이 정도면 감지덕지인 느낌도.

또한, 에로가 요즘의 소위 모에 에로 오락과는 달리 매우 적다는, 몇몇 분께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저처럼 평생 18금을 하나만 보고 살아온 순진한 청년에게는 이 정도가 딱 괜찮을 것 같더군요.

물론 그냥 제 생각입니다.

by 有栖 | 2007/08/30 21:36 | 갖가지 감상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esk  at 2007/08/30 21:47
22인치 와이드 엘씨디 사시고 야겜부터 하시는 군요...
와이드로 하면 더 에로하나요?
Commented by Taliesin at 2007/08/31 03:14
에로게는 4x3으로 해야 제맛이죠..
Commented by 高原万葉 at 2007/08/31 10:47
에로게는 창모드로 하는게 제맛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有栖 at 2007/09/04 06:49
esk // 평생 야겜이란 걸 모르고 살다보니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궁금해서...:)
와이드로 하니까 단체로 다이어트가 좀 필요할 듯 싶더라는....:)

Taliesin // 4:3도 그렇고 800*600 짜리를 1600*1050으로 늘리니 보기 민망하더군요.(...)

高原万葉 // 창모드로 가끔 웹 서핑도 해주는게 로망이죠.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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