嘘つきみーくんと壊れたまーちゃん


이번에 잠시 도쿄에 갔을 때 샀던 라이트노벨. 사실 레이블은 전격문고지만 내용은 이것을 라이트노벨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하다. 내용은 소위 말하는 얀데레(?)적 히로인인 마유와 주인공인 미-군(み-くん)에 얽힌 이야기로, 주인공과 마유는 어렸을 적 납치를 당하여 온갖 학대를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제목과 같이 `미-군'은 거짓말쟁이에 허무주의자이고 마유(마-짱)은 말그대로 `미쳤다'.. 이들이 어렸을 적 납치를 당한 그 마을에서 이번에는 현대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더라ㅡ하는 이야기.

작품은 전반적으로 아이디어도 마음에 드는 편이고 주인공과 마유의 관계, 마유의 집착 등이 섬세하게 드러내는 중반부까지의 전개는ㅡ조금 괴스럽긴 하지만ㅡ상당히 재미있는 편이다. 또한 주인공의 극단적인 허무주의와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끝까지 미-군)과 입버릇처럼 말하는 `거짓말이지만' 이라는 대사에서는, 읽은 사람이면 열에 아홉은 `니시오 이신'의 `자레고토 시리즈'를 떠올리지 않을까. 사실 주인공의 캐릭터도 그렇고 입버릇, 구도까지 자레고토 시리즈의 주인공인 `いーちゃん'과 흡사한 면이 많이 있어서 조금 평가 절하를 당하는 분위기가 있기는 한 듯 하다.

비슷한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드는 편. 히로인인 마유가 귀여워서일까. 마유는 말그대로 `돌았다'. 감정이 마비되었고 눈 앞에서 주인공이 투신자살을 해도(운 좋게 살았다) 아무렇지도 않다. 집에 어린 초딩 남매를 납치해서 가둬놓기도 하고 하는 짓은 종잡을 수가 없고 정신줄을 놓았을 때 평형감각도 같이 잃었는지, 중심을 못 잡고 비틀비틀 걸어다니며 툭하면 넘어진다. 미래일기의 `가사이 유노'와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지만, 지금까지의 캐릭터가 `정신과에나 좀 가보지?'같은 격이었는데 이미 마유는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웃음) 약간 뒤틀린 문체로 주인공이 마유에 대해 가지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좋다'는 감정의 정체는 작품 종반에 밝혀지지만, 아무튼 주인공의 마유에 대한 뒤틀린 감정이나 마유의 주인공에 대한 일방적인 애정은 여러모로 볼만한 편이고 개인적으로도 퍽 호감을 가질 수 있었다.

작품 전체(라고 해도 아직 1권만 읽었음)의 구성은 신인작가치고는 분발하였고 중반까지는 별 다섯개를 주어도 될 정도로 전개가 좋고 잘 읽히는 문장이 괜찮지만, 후반부에 쌓아놓은 복선을 급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이 눈에 띤다. 주인공이 마유가 납치해 온 초딩 남매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너무 얼렁뚱땅 넘어가는 감이 있고 복선에 대한 처리가 의도한 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의 지적대로 문장이 문체를 너무 의식해서 부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주인공의 가장 큰 `거짓말' 등의 반전 부분의 발상은 굉장히 좋았다. 이런 부분의 구성도 니시오 이신의 자레고토 시리즈가 떠오르긴 하지만 나름대로 색다른 맛이 있음.

뭐, 그렇지만 역시 니시오 이신 엇비스무리한 작풍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평가가 크게 갈릴 것 같긴 하다. 아무래도 대놓고 비교하면 니시오 이신 쪽보다는 확실히 떨어지고, `니시오 이신 짝퉁' 이라고 말하면 딱 거기까지인 작품이니까. 그러나 조금이라도 마유나 기타 구성에 대해 호감을 가질 수 있으면서 약간의 그로테스크한 묘사(심하지는 않음)에 거부감이 없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일단 라이트노벨 레이블을 달고 출간된 작품이긴 하지만 `수상 여부를 놓고 논란을 불렀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어둡고 맛이 간(?) 소재를 비뚤어진 터치로 그렸다. 어렸을 적 납치당해 말그대로 미쳐버린 마유는 함께 납치당했었던 주인공에 대해 깊은 애정(?)을 느끼고 모든 면에서 미쳤지만 주인공만 있으면 행복하단다. 작품의 부재처럼 `행복의 배경은 불행'. 마유가 느끼는 행복의 배경에는 누가 봐도 불행 투성이인 상황이지만 글쎄 과연 어떨런지. 아무튼 라이트노벨치고는 꽤 어두운 맛이 잘 살아있는 괜찮은 작품이기는 했던 것 같다. (★★★★)

아직 1권만 읽은 상태지만 이런 페이스로 2권도 얼른 읽어봐야......

by 有栖 | 2007/12/20 13:18 | 책 관련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by 류밍 at 2007/12/20 13:36
동인지-
Commented by apzero at 2007/12/20 14:05
얼마전에 세위님의 소개글 보고 흥미가 났는데, 아리스님 글을 보니 더욱 흥미가 솟는군요.
근데, 아직 안 읽은 책이 수십권;;
일단 기억만 해둬야겠습니다
Commented by 有栖 at 2007/12/20 17:55
이리저리 // 할일없이 뻘플 달지말고 얼른 양판소 소설이나 쓰길. :P
apzero // 나중에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자레고토 시리즈 엇비슷하다는 걸 감안하고 :)
Commented by 半道 at 2007/12/20 20:29
일본쪽은 암울 포스를 풍기는게 너무 많아요...
Commented by 有栖 at 2007/12/22 02:40
반도 // 뭐, 그만큼 가벼운 것도 많지 않습니까.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