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YSS-살인클럽 C73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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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고생인 타카츠키 료코(タカツキリョウコ/가명)는 어느날 귀가길에 정신을 잃고, 정신이 들고 보니 모르는 학교 안에 옮겨져 있었다. 그러나 ABYSS라고 자칭하는 살인클럽 부원들이 나타나 료코를 사냥감으로 삼아 살인 게임을 시작하고, 타카츠키 료코는 살인클럽 부원 중에서 몰래 협력을 해 주는 오니즈카라는 남자의 도움을 받아 살인 게임을 헤쳐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ABYSS의 소문이 퍼지고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ABYSS가 어느 여학생을 습격하는 걸 목격하게 되고, 그녀를 돕기 위해 끼어들게 되면서 ABYSS와의 악연이 시작된다.

이번에 새로 카스카(幽)ㅡ유우라고 읽는 줄 알았는데 카스카였음. 작중에도 언급이 있지만ㅡ루트가 추가된 버전. 무슨 히구라시도 아니고, 기획이 출발한 게 05년인가 06년인가로 알고 있는데, 정식판은 소식도 안 보이고 매번 루트만 하나씩 추가해서 찔끔찔끔 팔아먹고 있으니, 이걸 참 뭐라고 해야 할지......지난 C72 버전은 기존의 나미 버전에서 논코 루트가 추가된 버전이었는데 논코 루트가 생각보다 재미있지가 않고 결말이 참 뭣해서ㅡ일명 몰살 엔딩ㅡ기분이 조금 그랬던 추억이.

거의 4-5개월만에 다시 접하는 ABYSS인데, 새로 추가된 카스카 루트를 하면서 다른 시나리오의 내용이나 설정이 잘 생각이 안 나고 가물가물거려서 조금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카스카 루트에서 기존의 수수께끼 중에서 몇 가지가 조금 더 풀린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진전이 있다고 봐야겠으나...... 아직도 프롤로그의 타카츠키 료코나 기타 인물들의 행적 등 수수께끼가 너무 많아서 정리가 미처 안되고 있는 상황.

솔직히 ABYSS-살인클럽 자체가 학교를 무대로 살인게임을 벌이는 `살인클럽' 운운이 매우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부분도 있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유치해보일 수도 있으나,  그런 부분에 거부감이 없다면 어느 정도 할 만할 수도 있는 게임이라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 이전에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기획이나 구성 자체는 나름대로 괜찮은 편인데 정작 담당 라이터의 캐릭터 묘사 수준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대사에 센스가 너무 없어서 지리멸렬한 대사 반복으로 일상 부분에서는 절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후반부에 넘어가면 나오는 전투씬이나 긴박한 장면에서의 묘사는 소위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으니 일장일단을 고루 갖춘 텍스트라고 할 수 있을 듯.

이번 카스카 루트는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서클 ibis의 타레타레오가 참가를 하고 있어서 좀 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콩깍지 때문인지 지금까지 나온 나미, 논코 루트보다도 더 재미있게 플레이. 사실 게임 자체가 캐릭터가 별로라서 딱히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별로 없는 마당에 유일하게 괜찮다 싶은 캐릭터가 카스카였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집중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이번 시나리오는 카스카와의 일상적인 부분도 상당히 괜찮게 그려졌고ㅡ주인공과의 티격태격 대화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ibis의 타레타레오의 센스가 느껴지는 듯도ㅡABYSS라는 강대한 적(?)을 맞이하여 싸워나가는 복잡한 듯 하면서도 스트레이트한 배틀은 충분히 볼만했고 싸우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주인공과 카스카의 관계 진전도 지금까지의 루트보다는 자연스러웠던 듯. 이번 루트 자체만 놓고 보면 구성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고, 사실 정리하자면 쌈박질 반복하는 게 전부이지만 전투 등의 묘사는 여전히 좋은 레벨이고, 이번에는 `암살자 출신'인 주인공의 설정을 십분 활용하여 주인공의 활약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좀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 뿐이었다면 `카스카' 루트를 다른 루트에 비해 크게 띄울만한 부분은 아니지만, 엔딩롤 이후의 애프터 스토리가 짧막하면서도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반전의 묘를 충분히 보여주었으니 전작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던 저도 이번만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ㅡ질문입니다. 사사야마 아키라(주인공)는 쿠로즈카 카스카를 정말로 이길 수 없을까요?'

......라는 대사의 강렬함에는 정말 오랜만에 머리라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임 자체는 좀 잔인한 묘사도 많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일상 부분이나 캐릭터가 별로 좋지가 않아서 만인에게 추천할 만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에 나온 `카스카 루트' 만큼은 어느 정도 플레이할 만한 가치는 있을 듯. 그만큼 엔딩이 너무 강렬해서......

그리고 Getchu.com 예약 순위에서 `새벽의 호위'가 2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3월 발매작 중에서는 높은 순위이고, 아네이모2 H's보다도 높은 순위입니다. 오늘이 기한인 조기예약 캠페인 영향이 크겠지만 체험판에 대한 좋은 평가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3월 27일까지 참 기다리기가 거시기하군요. 체험판을 좀 늦게 할 걸 그랬나.

by 有栖 | 2008/01/29 20:03 | 갖가지 감상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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